CLASSIFIED DOCUMENTS · VOL.01
괴담집
설명되지 않은 목격과 기억을
분류하고 보존한 사건 기록.
28ARCHIVED
STORIES 01프롤로그 · SP-0001
사람들은 왜 귀신을 오래 보지 말라고 했을까. 귀신은 사람처럼 생긴 적이 없다. 사람처럼 보이는 것은, 네 뇌가 마지막까지 너를 지키기 위해 만들어 낸 거짓말이다. --- 하지만 그 거짓말은 오래가지 못한다. 오…#심리공포#인간공포
02일상의 균열 · SP-0002
어릴 때부터 들었던 말이 있다. "머리는 벽에 대고 자라." 왜냐고 물으면, 그냥 사람 다니는 길을 향해 머리를 두면 안 된다고만 했다. 나는 그게 미신인 줄 알았다. --- 어느 날, 잠이 너무 오지 않아 몸을…#전승#인간공포
03일상의 균열 · SP-0003
그래. 그런 불문율 있지. 자살한 사람이 든 호텔방은 건들지 말라고. --- 물론 청소는 내가 안 해. 난 그냥 호텔 청소부일 뿐이니까. 보통은 업체 불러서 처리하지. --- 그래도 가끔은 알아. 그런 방에 들어…#도시괴담#인간공포
04일상의 균열 · SP-0004
편집실엔 늘 이상한 소문이 많았다. 특히 야간 편집. 새벽 넘어가면 다들 한 번쯤은 뭔가 듣는다고 했다. 구두 소리, 숨소리, 이어폰 안쪽에서 들리는 여자 목소리. --- 나는 그런 거 안 믿었다. 그날도 방송 …#도시괴담#인간공포#신체공포
05일상의 균열 · SP-0005
사람들은 귀신을 무서워한다. 하지만 경찰은 안다. 사람을 가장 많이 죽이는 건 귀신이 아니라, 평범하게 웃고 있는 사람이라는 걸. --- 레딧에는 이런 글이 자주 올라온다. '절대 다시 만나고 싶지 않은 사람.'…#도시괴담#인간공포#신체공포
06일상의 균열 · SP-0006
애니멀 호더라는 사람들이 있다. 버린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구조했다고 믿는다. 데려오기만 하면, 자신은 좋은 사람이라고. --- 아는 사람에게 들은 이야기다. 그 사람은 집이 두 채였다. 하나는 자신이 사는 집.…#인간공포#신체공포
07전승과 무속 · SP-0007
집안에서는 영정사진을 오래 두면 안 된다는 말이 있다. --- 우리 집도 제사를 지내야 했는데, 고인의 영정사진이 남아 있지 않았다. 그래서 사진 대신, 얼굴을 기억하는 사람들의 말을 모아 몽타주를 그려 액자에 …#전승#심리공포#인간공포
08전승과 무속 · SP-0008
호환마마라고 한다. 호랑이에게 물려간 사람은 죽어서도 산을 떠나지 못하고, 창귀가 되어 겨드랑이 사이에서 다음 희생자를 홀린댔다. --- 사실 그런 건 중요하지 않다. 호랑이를 마주친 순간에는. 창귀가 된 친구든…#전승#심리공포#인간공포
09전승과 무속 · SP-0009
외할머니 댁은 시골 전원주택이었다. 그 동네는 이상하게도 새벽만 되면 안개가 무릎 높이까지 차오르는 곳이었다. 집 뒤에는 큰 밭이 하나 있었고, 그 밭 끝에는 아무도 살지 않는 흉가가 있었다. 창호지는 군데군데 …#전승#심리공포#인간공포
10전승과 무속 · SP-0010
마감을 하려고, 3층 불부터 끄러 올라갔다. --- 3층은 이상한 층이었다. 조그만한 연습실 몇 개 말고는, 아무것도 없는 곳. --- 불을 하나씩 끄고 있는데, 갑자기 연습실 안에서 바이올린 소리가 들렸다. -…#전승#심리공포#인간공포
12전승과 무속 · SP-0012
사람들은 신내림을 축복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무당들은 말한다. 신은 아무에게나 오는 게 아니라고. --- 연예인도 노래와 춤을 잘한다고 모두 데뷔하는 건 아니다. 타고난 기운이 있고, 그 자리에 설 그릇이 있어…#심리공포#인간공포
13전승과 무속 · SP-0013
그 언니는 태어날 때부터 신줄을 칭칭 감고 태어난 아이라고 했다. 주변에서는 다들 무당이 될 팔자라고 했다. --- 하지만 가족들은 그걸 끝까지 막았다. 교회를 다니기 시작했고, 기도를 했고, 신과 관련된 것은 …#전승#심리공포#인간공포
14전승과 무속 · SP-0014
모퉁이 게임이라는 괴담이 있다. 불이 꺼진 방에서, 모퉁이를 따라 계속 걷는 의식. 사람들은 네 번만 돌면 끝난다고 알고 있다. --- 하지만 그건 틀렸다. 모퉁이 게임은 원래 끝날 수 없는 구조다. 앞사람이 움…#전승#인간공포
15현실의 붕괴 · SP-0015
학원에는 아무도 없었다. 혼자 연습실 거울 앞에서 한국무용 동작을 반복하고 있었다. --- 상체를 깊게 숙였다가, 천천히 몸을 펴며 거울을 바라본 순간. 내 몸에, 작은 초록색 무언가가 매달려 있었다. --- 사…#인간공포
17현실의 붕괴 · SP-0017
1부. 진술서 (원문 / 열람 제한) 나는 사진이 싫다. 싫다. 아닌가. 나는 하나다. 원래 하나였지. 너는 괜찮다 했고. 그는 웃었다. 웃었나. 필름 속에 있다. 지금 말하는 나. 읽는 너. 벽에 있는 ███.…#심리공포#인간공포
18현실의 붕괴 · SP-0018
사람들은 신병은 아무에게나 오는 게 아니라고 했다. 운명이 정해진 사람, 혹은 조상이 붙잡아 둔 사람에게만 온다고. --- 우리 고모도 오랫동안 신병을 앓았다. 나는 그런 이야기를 믿지 않았다. --- 원래 내 …#심리공포#인간공포
19인간 · SP-0019
누군가는 묻는다. 다섯 명을 살리기 위해 한 명을 희생시키는 것이 옳은가. 사람들은 그것을 트롤리 딜레마라고 부른다. --- 하지만 나는 그 질문이 틀렸다고 생각한다. 정말 중요한 것은 어떤 선택이 옳았느냐가 아…#심리공포#인간공포
20인간 · SP-0020
1/ 저주…라는 건 말이야. 일반적인 악의로는 안 되는 거야. --- 2/ "어떻게 해버렸으면 좋겠다." 같은 마음으로 저주를 걸면 안 돼. --- 3/ 벌을 주고 싶다거나, 망했으면 좋겠다거나, 결과를 바라는 …#심리공포#인간공포
22인간 · SP-0022
사랑하는 사람에게 저주를 걸어보세요 저주의 효능 사랑하는 사람을, 영원히 곁에 둘 수 있습니다. --- 이런 분들께 추천드립니다. 잊지 못하는 사람이 있는 분 마지막 인사를 하지 못한 분 다시는 헤어지고 싶지 않…#도시괴담#인간공포
23인간 · SP-0023
[후기] 제4 감각 시술 받고 왔습니다. --- 처음엔 광고인 줄 알았습니다. 요즘 이상한 감각 치료 많잖아요. 우울증 개선이니, 감정 회복이니, 삶의 질 향상이니 하는 것들. 근데 여기는 좀 달랐습니다. 상담사…#도시괴담#심리공포#인간공포
24인간 · SP-0024
나는 배양육이 싫습니다. 생명을 죽여 먹는다는 감각이 사라지는 게 싫어요. --- 요즘 사람들은 너무 쉽게 먹습니다. 포장된 플라스틱을 뜯고, 붉은 살점을 팬 위에 올리고, 익으면 자르고, 씹고, 삼키죠. ---…#심리공포#인간공포#신체공포
25인간 · SP-0025
“관객들은 늘 더 강렬한 걸 원했다.” 피가 더 많이 튀고, 괴물이 더 사실적이고, 공포가 더 생생하길 원했다. --- 영화사는 그 요구를 들어주기 위해 수십 년 동안 기술을 발전시켰다. CG. IMAX. 4DX…#도시괴담#인간공포
26인간 · SP-0026
스와이프. 왼쪽. 오른쪽. 왼쪽. --- 원래 이런 앱은 생각 없이 넘기게 된다. 얼굴 몇 장 보고, 취향 아니면 넘기고, 가끔 마음에 들면 멈추고. 나도 그랬다. --- 근데 어느 순간부터 이상했다. 계속 같은…#도시괴담#심리공포#인간공포
27인간 · SP-0027
인류는 멸종하지 않았다. 오히려 완벽하게 살아남았다. 너무 완벽하게 살아남아서, 세상에 인간 말고는 아무것도 남지 않게 되었을 뿐이다. --- 나무도 인간이다. 가로수의 결을 자세히 보면 핏줄 같은 섬유가 흐른다…#심리공포#인간공포#신체공포
28에필로그 · SP-0028
나는 안다. 사람이 아닌 것을. 이름 같은 건 없었다. '불쾌한 골짜기' 같은 말은 나중에 만들어진 것일 뿐이다. 그보다 훨씬 전부터 우리는 알고 있었다. 눈의 간격이 아주 조금 어긋나 있다는 것. 웃을 때 쓰이…#인간공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