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의 붕괴 · SP-0015
바이올린
STORY BY JAEI JEON1분 읽기441자
CONTENT NOTE · 공포 및 불쾌감을 유발할 수 있는 표현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학원에는
아무도 없었다.
혼자 연습실 거울 앞에서
한국무용 동작을
반복하고 있었다.
상체를 깊게 숙였다가,
천천히 몸을 펴며
거울을 바라본 순간.
내 몸에,
작은 초록색 무언가가
매달려 있었다.
사람도 아니었고,
동물도 아니었다.
작은 아이처럼
웅크린 형체.
온몸이
내 등에 달라붙은 채,
거울 속에서만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순간
숨이 멎었다.
다시 확인할 용기도 없이
그대로 학원을
뛰쳐나왔다.
밖으로 나오자마자,
예전에 귀신 이야기를
자주 해 주던 친구에게
전화를 걸었다.
떨리는 목소리로
방금 본 일을 말하자,
친구는
한동안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리고
조용히 물었다.
"…모른 척했어?"
나는
대답하지 못했다.
그날 이후,
나는 계속
그 말만 떠올랐다.
제발.
내 눈을 통해,
그것이
자신을 본 것을
눈치채지 못했기를.
제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