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필로그 · SP-0028
나는 안다. 사람이 아닌 것을
나는 안다.
사람이 아닌 것을.
이름 같은 건 없었다. '불쾌한 골짜기' 같은 말은 나중에 만들어진 것일 뿐이다. 그보다 훨씬 전부터 우리는 알고 있었다.
눈의 간격이 아주 조금 어긋나 있다는 것. 웃을 때 쓰이지 않아야 할 근육이 움직인다는 것. 말의 리듬이 내가 기다리던 박자보다 아주 미세하게 늦다는 것.
너무 미세해서, 이상하다고 생각하는 순간에는 이미 늦는다.
이상한 건 그게 낯설지 않다는 것이다. 외국인이라서도 아니고, 언어가 달라서도 아니다. 조금 다르다. 그래서 이상하다.
가슴이 이유 없이 조여 오고, 눈을 떼야 할 것 같으면서도 떼지 못한다. 도망쳐야 한다는 생각은 머리가 아니라 몸에서 먼저 튀어나온다.
왜 그런지는 생각하지 않으려고 했다. 하지만 머릿속 어딘가에서 누군가가 계속 속삭인다. 아주 오래전에 우리는 사람을 흉내 낸 무언가로부터 도망쳐야 했다고. 그래서 지금도 이런 순간이 오면, 이성보다 본능이 먼저 안다고.
숨을 들이쉬었다.
그런데 숨소리가 하나 더 들린다.
내 것보다,
조금 빠르다.
눈을 마주쳤다.
저쪽이 먼저 깜빡였다.
...
아니.
내가 먼저였나. 그 생각이 드는 순간,
이미 알고 있었다.
그래.
일단—
내 앞의 저것은,
인간이 아니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