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 SP-0001
사람들은 왜 귀신을 오래 보지 말라고 했을까
사람들은 왜 귀신을 오래 보지 말라고 했을까.
귀신은 사람처럼 생긴 적이 없다.
사람처럼 보이는 것은,
네 뇌가 마지막까지 너를 지키기 위해 만들어 낸 거짓말이다.
하지만 그 거짓말은
오래가지 못한다.
오래 바라볼수록,
얼굴은 기억에서 먼저 지워지고,
목소리는 언어가 아닌 것이 되며,
마지막에는,
'사람'이라는 형태조차
유지되지 않는다.
사람들은 그것을
'귀신을 보고 미쳤다.'라고 기록했다.
아니다.
그들은 미친 것이 아니다.
처음으로,
귀신의 진짜 모습을 본 것이다.
오늘도
그녀가 내 방에 있었다.
며칠 전 죽은 그녀는,
언제나처럼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다녀왔어."
나는 웃으며 신발을 벗고,
식탁에 앉았다.
두 사람 분의 저녁.
두 개의 컵.
익숙한 대화.
익숙한 침묵.
다음 날도.
그다음 날도.
그녀는 늘 같은 자리에서
나를 기다렸다.
가끔은 식탁에 앉아 있었고,
가끔은 창가에 서 있었으며,
가끔은 내가 잠에서 깰 때부터
침대 옆에서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나는 그것이
이상하다고 생각한 적이 없었다.
그녀는 가끔 말을 잊었고,
가끔은 한 문장을 끝내지 못했고,
가끔은 한참 동안
나를 바라보기만 했다.
"...다녀왔어."
"...다녀...와써."
"...ㄷ...녀...와..."
"...ㄷㅏㄴ2와오아?"
나는 언제나처럼
웃으며 대답했다.
"다녀왔어."
이상하게도,
그녀와 보낸 시간은 선명해질수록,
그녀에 대한 기억은
흐려졌다.
우리가 어디서 만났는지.
언제 사랑하게 되었는지.
무슨 얼굴로 웃던 사람이었는지.
떠올리려 할수록,
생각은 손가락 사이의 모래처럼
흩어졌다.
그래도 상관없었다.
그녀는
지금 내 앞에 있었으니까.
오늘도 집으로 돌아왔다.
방 안은 조용했다.
그녀는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어제보다 조금 더 썩은 그녀가,
변함없는 미소로
내 이름을 불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