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 SP-0025
공포영화 감독
STORY BY JAEI JEON2분 읽기838자
CONTENT NOTE · 공포 및 불쾌감을 유발할 수 있는 표현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관객들은 늘 더 강렬한 걸 원했다.”
피가 더 많이 튀고,
괴물이 더 사실적이고,
공포가 더 생생하길 원했다.
영화사는 그 요구를 들어주기 위해
수십 년 동안 기술을 발전시켰다.
CG.
IMAX.
4DX.
하지만 사람들은
금방 익숙해졌다.
눈알이 튀어나오는 장면도,
몸이 찢기는 장면도,
이제는 팝콘을 먹으며 웃을 정도가 되었다.
그 남자는
그걸 보며 말했다.
“문제는 영상이 아닙니다.”
“관객의 뇌가 현실과 허구를 구분하고 있다는 거죠.”
그래서 그는
그 경계를 제거하기로 했다.
특수효과는 비용이 많이 든다.
인간의 뇌를 망가뜨리는 건
훨씬 저렴했다.
“사소한 건 무시해.”
감독은 담배를 문 채 말했다.
인터뷰어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남자는 테이블 위에 놓인
관객 보고서를 천천히 넘겼다.
발작 12건.
자해 4건.
혼수상태 2건.
그리고,
실종 1건.
감독은 피식 웃었다.
“늘 이런 놈들은 있었어.”
“사람들은 늘 묻더군.”
“‘진짜’였냐고.”
감독은 웃으며 잔을 돌렸다.
얼음이 천천히 부딪히는 소리가 났다.
“근데 난 잘 모르겠어.”
그는 인터뷰어를 바라봤다.
“진짜인 것과,
진짜 같은 걸.”
“굳이 구분해야 하나?”
잠시 침묵.
“몰입되면 된 거잖아.”
인터뷰어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감독은
태연하게 말을 이었다.
“누군가는 자기 손목을 물어뜯고.”
“누군가는 영화 속에서 아직도 못 빠져나오고.”
“뭐…
몇 명은 그냥 말라 죽더군.”
그는 마치
영화 흥행 성적이라도 말하듯
담담했다.
“근데 다들 공통점이 있었어.”
감독은 천천히 웃었다.
“끝까지 믿었다는 거지.”
“그게 현실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