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승과 무속 · SP-0014
모퉁이 게임
모퉁이 게임이라는
괴담이 있다.
불이 꺼진 방에서,
모퉁이를 따라
계속 걷는 의식.
사람들은
네 번만 돌면 끝난다고 알고 있다.
하지만
그건 틀렸다.
모퉁이 게임은
원래 끝날 수 없는 구조다.
앞사람이 움직이면,
그 자리에
뒷사람이 들어선다.
그리고
그 뒤를
또 다른 사람이 채운다.
모두가
한 칸씩 앞으로 움직일 뿐.
게임은 영원히 계속된다.
끝나는 방법은
두 가지뿐이다.
줄에
한 명이 더 생기거나.
혹은...
한 명이 사라지거나.
비가 많이 오던 어느 날.
한 학생이
발표를 앞두고
새벽까지
혼자 연습을 하고 있었다.
학교에는
자기밖에 없었다.
복도에는
빗소리만 울렸다.
그때였다.
강의실
네 개의 모퉁이 중,
어느 한쪽에서
소리가 들렸다.
쩌억.
바닥에서
발이 떨어지면서
나는 듯한 소리.
학생은
고개를 내다봤다.
아무도 없었다.
다시 연습을
시작하려는 순간.
반대쪽 모퉁이에서.
쩌억.
이번에는
조금 더 가까웠다.
학생은
그제야
이상한 걸 깨달았다.
소리는
벽 너머에서 들리는 게 아니었다.
강의실 안,
네 개의 모퉁이를 따라
천천히 이동하고 있었다.
쩌억.
한 모퉁이.
쩌억.
다음 모퉁이.
그리고
마지막 남은 모퉁이는.
학생이
서 있는 자리였다.
그날 이후,
그 학생은
학원에 나오지 않았다.
사람들은
비 오는 날이면
마지막 강의실에서
'쩌억.'
'쩌억.'
하는 소리가
들린다고 말한다.
하지만
그 소리는
무언가가 그저
소음이나 착각을 일으킨 걸까.
아직도 누군가,
모퉁이를
돌고 있는 소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