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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 SP-0026

데이팅 앱

STORY BY JAEI JEON3분 읽기1,260
#도시괴담#심리공포#인간공포
CONTENT NOTE · 공포 및 불쾌감을 유발할 수 있는 표현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스와이프.
왼쪽.
오른쪽.
왼쪽.

원래 이런 앱은
생각 없이 넘기게 된다.

얼굴 몇 장 보고,
취향 아니면 넘기고,
가끔 마음에 들면 멈추고.
나도 그랬다.

근데 어느 순간부터
이상했다.

계속 같은 사람이 나왔다.
처음엔 그냥 닮은 사람인가 싶었다.
요즘 유행하는 얼굴.
비슷한 화장.
비슷한 표정.
알고리즘이 내 취향을 학습해서 그런 줄 알았다.

근데 아니었다.
자세히 보니까,

그 사람은

나였다.

내 눈.
내 코.
내 입.
내 얼굴.

정확했다.

친구들이 장난치는 줄 알았다.
누가 내 사진으로 계정을 만든 건가 싶었다.

프로필을 눌렀다.
이름은 달랐다.
지역도 달랐다.

부산.
도쿄.
방콕.
블라디보스토크.

전부 다른 사람인데,
얼굴만 나였다.

스와이프.
또 나.

스와이프.
또.
나.

점점 숨이 막히기 시작했다.
사람 얼굴을 보는 느낌이 아니었다.
거울을 계속 넘기는 느낌이었다.

근데 거울이라기엔
조금씩 달랐다.
웃는 방식.

눈 깜빡이는 타이밍.
입꼬리 각도.
미세하게.
정말 미세하게.

근데 이상하게도,
그 차이가 더 무서웠다.

어느 순간부터는
사진 속 내가
내가 안 해본 표정을 짓고 있었다.

없는 상처가 생겼고,
모르는 장소에 있었고,
어떤 사진에서는 울고 있었다.

근데 기억났다.
비 냄새.
젖은 아스팔트.

차가운 손.
처음 보는 사진인데,
왜 기억이 나는 거지?

나는
스와이프를 멈추지 못했다.

다음 사람은 다를 거라고 생각했다.
근데 계속 나였다.

계속.
계속.
계속.

그러다 문득
이상한 생각이 들었다.

내가 사람 얼굴을
제대로 기억하고 있긴 한 건가?

다음 프로필.
나.

그다음.
나.
그다음.

잠깐.
원래 사람 얼굴들이
이렇게 달랐었나?

갑자기 기억이 흐려졌다.
엄마 얼굴이 잘 떠오르지 않았다.
친구 얼굴도.

회사 사람들도.
생각하려고 할수록
전부 비슷하게 뭉개졌다.

눈 두 개.
코 하나.
입 하나.

그리고,
전부 조금씩
나처럼 보였다.

숨이 턱 막혔다.
나는 황급히 앱을 껐다.

검은 화면에
내 얼굴이 비쳤다.

근데 확신이 안 섰다.
이게 내 얼굴이었나?
원래 이렇게 생겼었나?

아니면 내가 지금까지
누군가의 얼굴을
내 얼굴이라고
착각하고 있었던 건가?

휴대폰이 진동했다.

“새로운 매칭이 도착했습니다.”

무의식적으로 눌렀다.
프로필 사진이 떴다.
나였다.

근데 이번엔 이상했다.
사진 속 나는
휴대폰을 들고 있었다.

그리고 그 화면 안에는,
지금 이 화면을 보고 있는
내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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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ATOR

JAEI JEON

괴담을 기록하고 편집하는 J_SP4DE의 창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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