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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 SP-0023

가장 효율적인 형태의 인간

STORY BY JAEI JEON4분 읽기1,860
#도시괴담#심리공포#인간공포
CONTENT NOTE · 공포 및 불쾌감을 유발할 수 있는 표현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후기]

제4 감각 시술 받고 왔습니다.

처음엔 광고인 줄 알았습니다.
요즘 이상한 감각 치료 많잖아요.
우울증 개선이니,
감정 회복이니,

삶의 질 향상이니 하는 것들.
근데 여기는 좀 달랐습니다.
상담사가 처음부터 이상한 말을 했거든요.

“고객님은 현재 인간형 유지 비용이 너무 높으십니다.”

무슨 뜻이냐고 물었더니,
상담사는 제 얼굴을 한참 보다가 웃었습니다.

“눈 두 개,
귀 두 개,
손가락 열 개.
너무 비효율적이에요.”

농담인 줄 알았습니다.

시설은 지하에 있었습니다.
엘리베이터에 창문은 없었고,
내려가는 동안 계속 음악 같은 게 들렸습니다.
근데 이상하게도,

귀로 듣는 느낌이 아니었습니다.
목 안쪽이 떨리는 느낌이었습니다.
상담사는 그걸 듣고 이렇게 말했습니다.

“좋네요.
벌써 적응 중이시네요.”

시술 자체는 간단했습니다.
목 뒤에 무언가를 연결했는데,
순간 눈앞 색이 터지는 느낌이 났습니다.

진짜로.
색이 '보이는' 게 아니라,
냄새처럼 폐 안으로 들어왔습니다.

파란색은 차가웠고,
빨간색은 혀가 얼얼했고,
복도 조명은 달콤했습니다.

그날 이후,
예전으로 못 돌아가겠더군요.

음악도 달라졌습니다.
원래 듣던 노래를 틀었는데,
갑자기 누가 척추를 손가락으로 긁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너무 황홀해서 토할 뻔했습니다.
진심입니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제가 살아있다고 느꼈습니다.

2차 시술은 제가 먼저 신청했습니다.
상담사는 조금 기뻐 보였습니다.

“보통 여기서부터 개화가 시작됩니다.”

개화.
이상한 표현이죠.
그때부터 시설 안 사람들이 달라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다들 피부가 지나치게 부드러웠습니다.
그리고 아무도 눈을 깜빡이지 않았습니다.

대기실에서 한 여자를 봤습니다.
처음엔 팔이 없는 줄 알았습니다.
근데 자세히 보니까,
팔이 몸 안으로 접혀 있었습니다.

뼈 자체가 없어진 것처럼.
그 여자는 제 시선을 보더니 웃었습니다.

“촉각 확장하셨어요?”

저는 아무 말도 못 했습니다.
그러자 그녀는 진심으로 안타깝다는 표정을 지었습니다.

“아직 인간형 유지 중이시구나.”

그날 이후,
계속 생각났습니다.

인간형 유지.

마치 지금 제 몸이 임시 형태라는 것처럼.

3차 시술 전,
동의서를 받았습니다.

[일부 기관은 감각 최적화를 위해 재배치될 수 있습니다.]

저는 사인했습니다.
솔직히 말하면,
무섭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기대됐습니다.

수술 후,
입안 감각이 사라졌습니다.
대신 목 전체가 혀처럼 변했습니다.

공기를 마시는 것만으로도 맛이 느껴졌습니다.
차가운 복도는 민트 맛.
간호사의 손끝은 금속 맛.

어두운 천장은 약간 달콤했습니다.
너무 행복해서 울었습니다.

오늘은 상위층에 처음 올라갔습니다.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자,
음악이 쏟아졌습니다.
아니,

그건 비명이었습니다.

천장에는 사람들이 매달려 있었습니다.
갈비뼈가 벌어진 채,
장기들이 현악기처럼 떨리고 있었습니다.

척추는 꽃처럼 펼쳐져 있었고,
눈알들은 천천히 회전하며 빛을 반사했습니다.
근데 이상하게도—

아름다웠습니다.

그 순간,
무언가가 제 어깨를 만졌습니다.
상담사였습니다.
아니,

이제 보니 인간이 아니었습니다.
피부 아래에서 무언가 계속 움직이고 있었습니다.
그 존재는 제 귀에 속삭였습니다.

“축하드립니다.
이제 고객님도 느낄 수 있게 되셨군요.”

그리고 처음으로,
저는 그들의 모습을 제대로 봤습니다.

그들은 끔찍했습니다.
형태가 없었습니다.
살과 신경과 빛이 뒤섞인 덩어리.

끊임없이 서로를 핥고,
녹고,
합쳐지고,
웃고 있었습니다.
근데 동시에—

너무 황홀해 보였습니다.

상담사는 제 손을 내려다봤습니다.

“손가락은 이제 불편하시죠?”

그 말을 듣는 순간,
정말로 거슬리기 시작했습니다.
열 개나 필요할까요?
왜 이렇게 많은 걸까요?

오늘 예약 잡았습니다.

다음 시술은
손 정리입니다.
기대되네요.

이 기록은 여기서 끝났습니다.
하지만 아카이브는 계속됩니다.

CREATOR

JAEI JEON

괴담을 기록하고 편집하는 J_SP4DE의 창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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