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균열 · SP-0002
사람 다니는 길
STORY BY JAEI JEON2분 읽기539자
CONTENT NOTE · 공포 및 불쾌감을 유발할 수 있는 표현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어릴 때부터
들었던 말이 있다.
"머리는 벽에 대고 자라."
왜냐고 물으면,
그냥 사람 다니는 길을 향해
머리를 두면 안 된다고만 했다.
나는 그게
미신인 줄 알았다.
어느 날,
잠이 너무 오지 않아
몸을 뒤척였다.
무심코 방향을 바꿔,
머리가 방 안쪽이 아니라
문 쪽을 향하게 누웠다.
이상하게도,
그 자세가
너무 편했다.
눈이 감기려는 순간.
가위가 눌렸다.
손가락 하나
움직이지 않았다.
그때,
머리맡에서
발소리가 들렸다.
또각.
또각.
누군가
방 안을 천천히 지나가는 소리.
윗집인가 싶었다.
아니었다.
소리는
내 베개 바로 옆을
스쳐 지나갔다.
한 명.
그리고 또 한 명.
발소리는
끊이지 않았다.
누군가는
아주 가까이에서 숨을 쉬었고,
누군가는
내 머리카락을 스치며 지나갔다.
하지만 끝내
눈은 뜰 수 없었다.
몸이 풀리고
일어났을 때,
방에는
아무도 없었다.
그때 문득,
어릴 적 들었던 말이
떠올랐다.
사람 다니는 길.
생각해 보면,
그 말은 한 번도
사람만 다니는 길이라고
한 적은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