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의 붕괴 · SP-0018
귀신의 진짜 모습
STORY BY JAEI JEON1분 읽기485자
CONTENT NOTE · 공포 및 불쾌감을 유발할 수 있는 표현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사람들은
신병은 아무에게나 오는 게
아니라고 했다.
운명이 정해진 사람,
혹은 조상이 붙잡아 둔 사람에게만
온다고.
우리 고모도
오랫동안 신병을 앓았다.
나는 그런 이야기를
믿지 않았다.
원래 내 꿈은
스트릿 댄서였다.
무대 위에서
춤추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
그런데
고등학교에 입학하고,
가장 처음 배운 춤은
힙합도,
왁킹도,
팝핀도 아니었다.
무당춤이었다.
부채를 들고,
방울을 흔들며,
굿판에서 추는 동작을
그대로 따라 했다.
선생님은
그냥 전통무용의
한 과정이라고 했다.
그런데 이상했다.
처음 해보는 춤인데,
몸이 너무 자연스럽게 움직였다.
동작을 외우는 게 아니라,
기억해 내는 것 같았다.
그날 집에 돌아와
고모에게 그 이야기를 했더니,
한참 동안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러다
조용히 한마디를 했다.
"처음은... 다 그렇게 시작해."
그 이후로는,
부채를 든 사람만 보면
왠지 모르게
동작이 먼저 떠오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