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균열 · SP-0006
애니멀 호더
애니멀 호더라는
사람들이 있다.
버린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구조했다고 믿는다.
데려오기만 하면,
자신은 좋은 사람이라고.
아는 사람에게
들은 이야기다.
그 사람은
집이 두 채였다.
하나는
자신이 사는 집.
그리고 하나는,
주워 온 고양이들을
가둬 두는 집.
창문은 닫혀 있었고,
문도 잠겨 있었다.
생각날 때만 들렀다.
사료를 한 포대 던져 놓고,
물통을 채워 놓고 돌아왔다.
며칠씩
오지 않는 일도 흔했다.
사료가 떨어지면,
고양이들은
서로의 밥을 빼앗았다.
그러다
새끼가 사라지고,
병든 놈이
먼저 사라졌다.
나중에는
뼈만 남은 사체가
방구석에 굴러다녔다.
살아 있는 고양이들이
죽은 고양이를 먹고
버텼다고 했다.
그 집에서는
울음소리가
점점 줄어들었다.
마지막에는
아무 소리도 나지 않았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집 앞을 지나가는 사람들은
가끔 안에서
배고픈 고양이들이
우는 소리를 들었다.
비어 있는 집인데도.
그 사람은
대수롭지 않게
평소처럼 문을 열고 들어갔다.
사료 한 포대를
던져 놓으려던 순간,
무언가를 밟았다.
바닥에는
발자국이 있었다.
고양이 발자국.
젖어 있었다.
문제는,
그 발자국이
사료를 향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을 향해
모여 있었다는 것이다.
방마다.
천장까지.
벽을 타고.
수백 개의 발자국이
전부
자신의 발앞에서
끝나 있었다.
그날,
이웃들은 밤새
고양이들이
밥 달라고 우는 소리를
들었다고 했다.
너무 많아서,
마치 집이
살아 있는 것 같았다고.
다음 날
문을 열었을 때,
사료는 그대로였다.
대신 바닥에는
사람의 옷과 신발만
남아 있었다.
핏자국도,
시신도 없었다.
다만,
바닥에는
새로운 발자국이
하나 더 늘어 있었다.
고양이 발자국 사이에 섞인,
사람 손바닥처럼 생긴
작은 자국.
그 집에서는
지금도
배고픈 울음소리가 들린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누군가
문을 열고 들어가면
그 소리는
곧 멈춘다.
먹이를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먹이가 들어왔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