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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의 붕괴 · SP-0016

자각몽

STORY BY JAEI JEON5분 읽기2,213
#도시괴담#전승#심리공포
CONTENT NOTE · 공포 및 불쾌감을 유발할 수 있는 표현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아래 내용은 필자의 실제 경험담이다.
읽고 나서 꿈속에서 절대 따라 하지 말 것. 특히 자각몽을 자주 꾸는 사람이라면 더더욱.

나는 거의 매일 꿈을 꾼다. 웬만한 꿈은 전부 기억하고, 자각몽도 의도적으로 들어가는 방법을 알고 있다. 그래서 지금까지 꾼 꿈 대부분이 아직도 생생하게 남아 있다.

내 자각몽에는 단계가 있다. 첫 번째는 꿈이라는 사실은 알지만, 왜 이런 일이 일어나는지는 의심하지 않는 상태다. 행동도 통제할 수 없다. 감정과 고통도 희미해서 버틸 만하다.

이 단계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꿈은 끝없는 절벽을 오르는 꿈이었다. 게임 맵처럼 바닥과 절벽만 존재했고, 나 말고도 수많은 사람들이 아무 말 없이 계속 절벽을 오르고 있었다. 그런데 어느 순간 이유도 없이 뛰어내렸다.

떨어지는 순간은 현실처럼 무서웠다. 다리가 부러지고 몸이 망가져도 다시 처음 위치에서 눈을 뜨고 절벽을 올랐다. 또 떨어지고, 또 오르고, 또 떨어졌다. 그 반복 속에서 겨우 잠이 깼다.

두 번째 단계부터는 꿈이라는 걸 확실히 자각하고 행동도 어느 정도 통제할 수 있다. 내가 가장 자주 꾸는 자각몽이 이 단계다.

대신 여기부터는 고통이 생긴다. 그리고 이상한 현상이 하나 있다.

어디라도 붙잡고 있지 않으면 몸이 계속 떠오른다. 마치 무중력 상태처럼 하늘 끝까지 올라갔다가 다시 떨어진다. 지구가 보일 정도로 높이 떠오른 적도 있다.

한 번은 화물선 위에 있었다. 누군가 계속 나에게 칼을 던지고 있었다. 피하다가 문득 꿈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꿈인데 맞아도 괜찮겠지.'

그렇게 생각하고 일부러 칼을 맞았다. 하지만 칼이 박힌 순간, 불에 덴 것 같은 통증이 몸을 훑었다. 꿈인데도 아팠다.

세 번째 단계는 아주 드물다. 이 단계에서는 꿈을 거의 완벽하게 통제할 수 있다. 사람을 없애거나 새로운 공간을 만들고, 물건을 소환하거나 다른 사람의 성격까지 바꾸는 것도 가능하다.

대신 모든 감각이 현실보다 조금 둔하다. 졸린 상태에서 무언가를 만지는 것처럼 세상이 희미하게 느껴진다.

문제는 여기부터였다. 예전부터 인터넷에서 떠돌던 이야기를 하나 알고 있었다.

'꿈속에서 "이거 꿈이지?"라고 말하면 주변 사람들이 공격적으로 변한다.'

도시괴담이라고 생각했다. 언젠가 세 번째 단계의 자각몽에 들어가면 직접 실험해 봐야겠다고만 생각했다. 그리고 얼마 전, 정말로 그 기회가 찾아왔다.

장소는 해변이었다. 노란 모래사장과 나무로 된 선착장. 서양 영화에서나 볼 법한 풍경이었다.

나는 선착장 끝에 앉아 있었고, 옆에는 가족처럼 보이는 사람들이 있었다. 부모와 남자아이, 여자아이.

모두 웃고 있었다. 햇살도 따뜻했고, 바람도 잔잔했다. 그때 갑자기 선명하게 깨달았다.

'아, 이거 꿈이구나.'

동시에 오래전에 읽었던 그 이야기가 떠올랐다. 나는 아무 생각 없이 말했다.

"이거 꿈이잖아."

말이 끝나자마자 여자아이가 웃는 얼굴 그대로 나를 바라봤다. 입꼬리는 그대로였다. 눈만 웃고 있지 않았다.

처음에는 착각인 줄 알았다. 하지만 부모와 남자아이도 하나둘 고개를 돌려 나를 바라보기 시작했다.

모두 웃고 있었다. 그런데 눈빛만은 사람을 죽일 듯 차갑게 식어 있었다. 아무도 말하지 않았다.

그 침묵이 비명보다 무서웠다.

그들은 천천히 내 쪽으로 걸어오기 시작했다. 모래를 밟고 있는데도 발소리는 들리지 않았다. 그제야 알았다.

이건 실험이 아니었다.

나는 선착장에서 그대로 바다로 뛰어들었다. 차가운 물속으로 가라앉으며 뒤를 돌아봤다.

그 가족들도 망설임 없이 바다로 들어오고 있었다. 헤엄치는 것이 아니었다. 바닥을 걸어서.

천천히. 나를 바라본 채.

아무리 위로 올라가려 해도 몸은 움직이지 않았다. 숨이 막혀 왔다.

그때 아주 가까운 곳에서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렸다.

"알아버렸네."

동시에 무언가가 내 발목을 붙잡았다. 그리고 그대로 눈을 떴다.

심장이 미친 듯이 뛰고 있었다. 몸은 한동안 움직이지 않았다.

며칠 동안은 그냥 악몽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얼마 뒤 다시 자각몽을 꾸었을 때, 처음 보는 골목 끝 벤치에서 그 여자아이를 다시 만났다.

이번에는 웃고 있지 않았다. 나를 가만히 바라보더니 작게 말했다.

"이번엔 말 안 하네."

나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그 뒤로도 가끔 그 아이는 꿈속 어딘가에 나타난다.

학교에서. 지하철에서. 엘리베이터에서. 사람들 사이에서.

아무도 그 아이를 신경 쓰지 않는다. 하지만 그 아이는 항상 나를 보고 있다.

그래서 나는 이제 꿈이라는 걸 알아차려도 절대로 입 밖으로 꺼내지 않는다.

혹시,
다시 들킬까 봐.

이 기록은 여기서 끝났습니다.
하지만 아카이브는 계속됩니다.

CREATOR

JAEI JEON

괴담을 기록하고 편집하는 J_SP4DE의 창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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