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 SP-0021
착한 아이
엄마는 말했다.
착한 아이는
밤에 울지 않는다고.
그래서 나는
울지 않았다.
첫 번째 밤.
문밖에서
엄마가 나를 불렀다.
"우리 아들."
침대 밑에서
차가운 손이
내 손을 꼭 잡았다.
아팠지만,
나는 울지 않았다.
착한 아이니까.
다음 날.
엄마는 사과를
내게 건네주셨다.
나는 엄마를 보며 웃었다.
엄마도
따라 웃으셨다.
두 번째 밤.
"우리 아들."
차가운 손은
어제보다 오래
나를 붙잡고 있었다.
나는 끝까지
울지 않았다.
다음 날.
엄마는 사과를
잘게 깎아 오셨다.
한참을 기다리시더니,
조용히 내 입에
하나씩 넣어 주셨다.
"많이 컸네."
엄마는
그렇게 말씀하셨다.
세 번째 밤.
"우리 아들."
이번에는
차가운 손이
내 얼굴을 천천히 쓸어내렸다.
나는 이를 악물고 참았다.
착한 아이니까.
다음 날.
엄마가 창밖을 가리키며 말했다.
"무지개가 정말 예쁘구나."
나는 엄마를 바라보며 웃었다.
엄마는
한동안 말이 없으셨다.
네 번째 밤.
"우리 아들."
이번에는
숨소리가
귓가까지 가까워졌다.
나는
울지 않았다.
다음 날.
엄마가
내 이름을 불렀다.
나는
입을 움직였다.
엄마는 말없이
나를 끌어안고
한참을 울었다.
다섯 번째 밤.
엄마는 문 앞에서
오래 망설이셨다.
그리고 아주 작은 목소리로
말씀하셨다.
"...우리 아들."
침대 밑에서
무언가가
천천히 기어 나왔다.
그날 밤도
나는 끝까지
울지 않았다.
아침이 되었다.
엄마는
텅 빈 침대를
오래 바라보셨다.
이윽고 침대 밑을 향해
허리를 숙이며 말씀하셨다.
"약속대로...
우리 아이는
끝까지 착한 아이였어요."